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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경

by 적흔 2024. 9. 5.

 
안경
 
 
어느 순간 부터
초점을 맞추지 못하고
눈이 흐려졌습니다. 

가전 기기 설명서와
도서를 읽는 것

심지어 
이정표를 보는것 까지도
불편하게 되었습니다. 

자신도 모르게
얼굴을 찌푸리며
다른이를 불편하게 하고 말았습니다.

어느덧
안경을 써야만
볼 수 있는 그런 나이가 된 것이지요.

돋보기 안경을 쓴
할아버지와 아버지의 모습이
어색하고 부자연 스러워 보였는데

내 자신이
다초점 안경을 써야
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

내 나이가
아버지의 나이가 되어보니

아버지의 모습이 보여 지고
아버지를 조금이나마 이해하고 알게 됩니다.

역설적이게도
볼 수 없었던 것을 
볼 수 있게 되었습니다.

아버지의
형편이 어떠했고

아버지의 마음이 
어떠했는가를 알게 됩니다.

당신이 
사랑하는 자녀를
얼마나 그리워 하고

얼마나 
보고 싶어 하는지

얼마나
함께 하고 싶어하는지를
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.

하지만 어느덧

다초점 안경을 
쓴 나이가 되고 보니
아버지는 더이상 이 세상에 계시지 않습니다.

아버지가
그립고, 그립습니다.

:
:
:

눈이 불편해서
쓰게 된 안경을 통해
아버지의 마음과 사랑을 봅니다.


p.s.

안경을 쓰기 전에는
안경을 쓴 사람의 마음을 모르는 것처럼

내가 아버지가 되고
아버지의 나이가 되어 가니
조금이나마 아버지의 마음을 알아 가게 됩니다.

나를 그리워하고
기다리시는 아버지의 사랑을 알게 됩니다.